아는 형님이 쓰시던 쿠리오(니콘 쿨픽스 2500)을 인수한 기념으로 집에 오면서 이것 저것 찍어보았다.

 

디카를 처음 만지는 것은 둘째 치고 일반 카메라 조차 제대로 만져본 적도 없고.. 포커스 조정이나 효과 조정이나 광원 계산이나 암튼 기타 등등 아는 것도 하나도 없고, 게다가 손떨림까지 겹치는 초햏중의 초햏이나..

 

즐거웠다.

 

그럼 된 것 아닌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2천원짜리 중국산 소형 카메라가 내 손에 들어왔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단순한 장난감은 아니어서 꼴에 사진기라고 사진이 찍히긴 찍이더라.. 뿌~옇게..

몇밀리더라.. 80밀리던가 하는 필름이 들어갔었고.. 파인더는 그냥 플라스틱 판에 구멍만 뻥 뚫어놓은 조잡한 것이었다.

그래도 즐거워서 이것 저것 찍고 돌아다녔다.

제대로 나온 사진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사진 인화비가 얼마나 나가는지도 모르고 철없이 좋아했다. -_-...

(두번째로 얻은 카메라가 고모님께서 주신 펜탁스 수동 소형 카메라 였는데...

...작동법을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변변하게 사용 한 번 못하고 장롱 서랍에 처박아 놓은 상태..)

 

그때의 마음이 지금 내겐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작은 것 하나 하나에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정신을 아직 가졌다는 것이 기쁘다.

그런 마음은 이미 죽어버린 줄 알았거덩...

 

그런 이유로...

 

한동안 여기 저기 찰칵거리고 다닐 예정.

 

이제 컬렉션을 30만화소짜리 피씨카메라의 뿌연 화면에 담지 않아도 되고..

애꿎은 스캐너 고생 안시켜도 되고...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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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찍은 주변 전경.
배경으로 그리라면 거의 자살충동까지 느껴지는 오밀조밀한 구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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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러져가던 학교 체육관 새로 짓는 모습.
하긴.. 왜 안무너지나 궁금할 정도로 낡은 체육관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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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당겨서 찍은 모습.
다를 게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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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경.
학교가 높은 지대에 있어서 주변 경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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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경.
저 산이 무슨 산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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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내려오는 길에 있는 노인정 앞의 견공들.
아구.. 귀여벗!!!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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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좀 보여달랬더니 외면해 버린 우측 견공.
야.... 3초내로 고개 안돌리면 모가지 뿐질러 버린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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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겨 팬다니까 말을 듣나.
그런 처연한 눈으로 쳐다보면 맘이 약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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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있는 산책로.
수전증 발동...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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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다시.
손떨림이 다소 진정되어서 조금 낫게 찍혔다.
그다지 긴 산책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들어가보면 울창한 숲길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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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있는 보도.
가로수들이 소실점을 쫘아악~ 하고 만드는 것이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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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사진 다시.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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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불일때 함부로 건너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울집 근처 건널목의 신호등 아저씨.
잘 들여다 보면 사람이 쓰러져 뒹굴고 있다.
무단횡단자의 처참한 말로를 보여주는 계몽적 성격의 신호등.
광학줌만으로는 만족스럽게 당길 수가 없어서 디지털 줌까지 사용했더니 화질의 악화가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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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복구를 마쳤다.

 

맛간 60기가 하드 교환해 왔다.

 

개강을 했다.

 

......좌절 일보 직전......OTL....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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