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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1.19 GUNSLINGER GIRL

GUNSLINGER GIRL

REVIEW 2004. 11. 19. 0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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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irl has a mechanical body.
However, she is still an adolescent child.
 
만약 나 같은 걸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거야...
 
미안해...
...
...
 
 
아프다.
작품을 보는 내내 아프다.
 
외양으로는 로리 미소녀들을 이용하여 남성 독자를 노린 그저 그런 물건으로 보일지 몰라도
조금만 들여다 보면 온갖 아픔들이 담겨있다.
 
물론 "가녀리고 아름다운 존재가 싸우며 상처입고 아파하는 것을 즐기는 동시에 그 존재들에게 연민을 가지는 자기 자신에게 도취하길 좋아하는" 인간 본연의
새디즘 성향을 노리지 않았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그런 작품 외적인 문제를 온갖 철학 이론이나 프로이트틱한 이론을 들먹이며
조목 조목 따지고 싶지는 않다.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애니메이션으로였다.
오프닝 영상과 타이틀 송에 사로잡히고, 본편의 내용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완결편을 볼 때에는 그녀들과 함께 베토벤 9번 환희의 찬가를 불렀다.
물론 독일어로 된 가사는 따라부르지 못하고 음만 허밍으로...
내용으로는 단행본 2권 중간쯤에서 끝을 맺은 셈인데, 그 연출이 상당한지라
1쿨의 짧은 분량임에도 훌륭한 마무리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별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데
너무 정적인 연출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라 그렇지 싶다.
격렬한 총기난사도, 미소녀들의 현란한 액션도 들어가 있지 않으니
그런 요소를 바라는 사람은 처음 접하는 순간 다소 실망하지 않을까.
이 작품의 주를 이루는 것은 인물들의 관계나 사건에서 배어나오는 비애와 갈등 등이다.
 
그리고 한국에 단행본이 정발되었는데,
정적이고도 섬세한 연출과 직접적이지 않으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엿보게 해주는 대사들은
이 작품의 백미라 생각된다.
그리고 설정은 독자의 연민을 유발하기에 딱 좋은 것들만 모아 놓아서
조금 감수성이 풍부한 독자는 순식간에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또한,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좋아할 각종 총기류가 등장하는데
그 묘사와 표현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행본은 현재 일본에는 4권까지, 한국에는 2권까지 정발되었다.
 
개인적으로 조용하면서 조금은 묻힌듯이 슬픔이 배어있는 느낌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그것은 어쩌면 내가 행복하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보통 그렇게 생각하고 살지는 않지만 살펴보면 상당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러기에 슬픈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그 속의 인물들에게 연민을 느낄 정신적 여유도 있고
그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 나의 현실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상 속 이야기의 "마이너스 요소"에서 현실의 삶에 인생 본연의 목적인 "기쁨의 증가"를
맛보는 것.
슬픈 이야기를 읽거나 보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도 다시 슬픈 이야기를
찾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
 
이야기가 주절 주절 정리도 되지 않고 제멋대로 나갔는데,
암튼 좋은 작품이니 한 번쯤 읽어 볼 것.
 
 
Why is it that we rejoice at a birth and grieve at a funeral?
It is because we are not the person involved.
- PUDD'NHEAD WILSON'S CALENDAR
어째서 우리는 탄생을 기뻐하고 장례식(죽음)을 슬퍼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가 그것에 관계된 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푸딩헤드 윌슨 캘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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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는 작품들에 대해 거의 나쁜 소리를 안하는 성격을 가졌습니다.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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