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사의 절판정책에 눈물짓던 팬들의 목소리가 인고의 세월을 넘어서 모이고 고이고 뭉쳐진 끝에

MONEY의 냄새가 점점 농밀해진다 싶어지자,

이를 놓치지 않은 학산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을 노리며(아마도) 와디즈 펀딩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내일의 죠 단행본 한정판 세트 중에서 콜렉터즈 에디션 중에서 B세트.

무난히 펀딩금액을 달성하여 무사히 제품이 발매되었다고 한다.

애초에 실패할 것 같지도 않았드랬지만.

 

돈지랄스럽지만 돈지랄은 아니야.

설령 돈지랄이라 해도 덕질이란 이름의 돈지랄이라고.

 

전체 구성품은 단행본(전 12권)박스세트 + 2021년도 탁상 캘린더 + 책갈피 (권 당 1매) + 아크릴 스탠드

+ 패브릭 포스터 + 텀블러 + 맨투맨 티셔츠 (3종 중 택 2).

 

전체샷은 찍어놓지 않았던 관계로 그냥 구성품 하나하나 보고 넘어가시겠습니다.

이제와서 다시 꺼내서 모아놓고 사진 찍는 것도 너무나 귀찮은 일이기에.

 

텀블러는 사실 구색맞추기 느낌이 강한 품목인데 덕질 굿즈란 게 원래 이런 법이라고 생각하면 그냥저냥 넘어갈 만.

표면은 오톨도톨한 거친 느낌으로 코팅이 되어 있는데 쓰다 보면 때가 좀 잘 탈 것 같은 느낌이다.

용량도 별로 크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딱히 쓸모가 없다.

 

그래도 SUS304 스테인리스를 사용했다는 것에 점수를 주도록 하자.

그게 아니면 뭔가 마음에 들 만한 포인트가 없을 것 같으니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아크릴 스탠드와 탁상 캘린더.

그야말로 덕질 굿즈의 왕도.

 

캘린더를 펼쳐 보면 모두가 예상했을 법한 자태가 드러나고...

캘린더 속의 시간은 2021년도인데 우리는 벌써 2024년도를 살아가고 있다는 포인트에서 한 바탕 울고 가면 된다.

이럴 때는 참지 말고 울면 된다.

 

패브릭 포스터.

포장을 뜯어서 펼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서 이 상태로 방치 중.

사실 굿즈의 보관 측면에서는 가장 잘 하는 짓일 듯하다.

귀차니즘이. 굿즈를. 살린다.

 

맨투맨 티셔츠 C타입과 B타입.

약간 두께가 있는 기모 재질이라 여름에 입으면 땀을 빼는 데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복싱 만화에 어울리는 굿즈가 아닐 수 없다.

 

A타입은 B타입의 일러스트가 컬러로 프린팅되어 있는데 흑백보다 오히려 아동틱한 느낌이 강해서 패스.

역시 흑백 만화에는 흑백 굿즈지. (편견)

 

대망의 본품 아웃 박스.

나름 중후한 느낌이 나쁘지 않다.

아무튼 박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커버(뚜껑) 부분에는 작품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죠의 마지막 모습이 금빛으로 빛나고...

사실 안 죽었다는 말씀은 일단 반사하겠습니다 치바 선생님.

이제 와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본품은 컬러 표지의 양장본으로 제작되었는데, 사실 양장본이란 게 이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거든요.

단행본 전권을 모아놓고 보면 보기 좋기는 한데, 막상 책을 읽기에 그렇게 편한 제본은 아니라서.

일반판은 일반적인 소프트 커버로 나왔는데 양장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제작비가 싸서 그런 거고.

전체적으로 보면 비싼 값은 한다는 쪽이지만.

암튼 일장일단.

단점만 가지거나 장점만 가지거나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우주의 밸런스.

 

각 권마다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책갈피가 들어 있는데, 이게 은근히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지요.

퀄리티도 괜찮고, 연재 당시 각 일러스트가 사용되었던 날짜도 표시되어 있어서 역사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있고.

아무튼 예쁘게 잘 만들어졌으니 가산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서울문화사판 단행본과 정체불명의 해적판과 학산판 패키지의 떼샷으로 마무리.

 

예전에 MBC에서 애니메이션을 처음 방영했을 때 제목을 도전자 허리케인이라고 한 것은

과거에 등장했던 해적판 판본의 제목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학계의 합리적인 추측.

 

국내에서 만들어진 내일의 죠 해적판도 종류가 여럿 있었는데,

사진의 저 해적판도 기존에 존재하던 다른 해적판에서 타이틀을  가져왔을 수도 있다.

 

어메이징하고 버라이어티 하죠.

그냥 시대가 그런 시대였던 것으로.

 

여하간 페드로이자 킹코브라였던 OPBF 밴텀급 챔피언 김용비는 김용비로 당당하게 돌아왔고. 

 

암호명 Z이자 암호명 X이자 허공띄우기였던 쵸무쵸무는 춤춤으로 당당하게 돌아왔다.

브롸롸롸롸롸롸롸----!!!

 

경사로세. 경사로세.

 

Posted by 닥고냥
:

어릴 적에 이것저것 녹화하는 것을 참 좋아했었다.

다시 돌려 보는 일도 거의 없으면서, 녹화한 테잎들은 생기는대로 버리지도 않고 모아 놓느라 핀잔도 종종 듣고...

 

그랬지만 그 중에서도 녹화해 놓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MBC판 도전자 허리케인.

 

무엇보다 김종서가 부른 오프닝 곡이 시대를 관통하는 유명세를 떨쳤고,

당대 내로라하는 유명 성우들을 적재적소에 포진시킨 캐스팅도 환상 그 자체였다.

 

역대의 고퀄 더빙판을 논할 때 나디아를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도전자 허리케인을 TOP으로 꼽고 싶다.

 

물론 나디아는 보노보노, 사이버 포뮬러와 더불러 국내 더빙 방영작의 레전드로 회자될 정도로 더빙이 고퀄리티인 작품이다.

... 나디아 본인의 목소리는 아쉬움이 상당하지만...

 

어쨌든 이규화 씨의 연기는 지금도 전설과 레전드로 회자되고 있고, 이영달 씨와 윤소라 씨는 각각 맘모스 사범과 에린 그 자체였다.

(이영달 씨는 2001년 고인이 되심,)

 

문득 떠올라서 상자를 열고 테잎을 꺼내서 데크에 넣고 돌려봤는데,

박스 속에서 신선한 공기도 못 마신 채 거의 20년이 지났는데도 테잎이 훌륭하게 생존해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복사 몇 개 더 떠 놔야지...

 

모니터 구매 당시 단자가 풀셋으로 갖춰진 모델을 일부러 찾아서 구매했는데, 역시 참 잘한 짓이다.

덕분에 VHS 플레이어에 콤포지트로 물려 쓸 수 있으니.

 

현재에는 맛 볼 수 없는 과거를 과거 모습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유희의 극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당시 프로그램 타이틀은 스포츠 만화극장이었고, 프로그램의 내부 편성 중에 도전자 허리케인이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주인공 이름이 방바람인 환타지 야구만화 '내일은 야구왕'.

나가신다- 야구왕- 나가신다- 투수왕- 투수왕이 마운드를 밟으면~ 하던 트롯 풍의 오프닝이 아직 귀에 남아 있다.

작품 자체는 별 재미가 없었다.

 

 

 

오프닝 씬만 봐도 염통이 두근두근...

찌아안~~ 하고 울려나오는 전주곡에 심장이 두근두근... 

 

 

 

이것이 전설의 탄생.

당시 전성기에 막 올라서고 있던 김종서를 캐스팅하다니 MBC도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그렇게 황망하게 종영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MBC에서 갑작스런 종영 이후 세월이 흘러 투니버스에서도 주요 성우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마지막화까지 방송을 해 주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오프닝 곡이 다른 곡으로 교체되었다는 것.

 

MBC 판도 자체 작곡이 아니라 원곡을 편곡한 노래였는데, 투니버스가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이었던 듯.

 

사정이야 어쨌든 매우 심히 극도로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김종서의 오프닝이 사라진 도전자 허리케인은 그 매력을 30% 소실.

 

어쨌든 투니버스는 약간 아쉽게나마 최종화까지 방송을 해 주었고, 덕분에 고스란히 VHS 테잎에 담을 수 있었으니...

 

투니버스의 과거는 정말 찬란했는데... 그런데 지금은... ...

투니버스 컴백---- 플리즈...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MBC판 녹화본은 매우 소중하다...

비록 1화 2화 놓치고 3화 째부터 녹화해서 종영전인 17화까지밖에 없지만...

 

MBC가 삭제도 많이 했지만 투니버스 판도 삭제는 만만찮았음...

 

 

 

김용비의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딱 직전에 종영이 되었는데,

송락현 씨가 과거에 음모론 비슷하게 종영 이유에 대한 썰을 풀어서 아는 사람들 많을 듯...

 

미치도록 어이가 없는 이유인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거 뭐...

 

사실 방영 당시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필리핀 국적 동양챔피언 페드로라는 캐릭터가 있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훗날 알고 보니 한국 국적의 비운의 노장 군바리 복서 김용비...

 

당시 일본 복싱은 아시아 랭킹을 넘으려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한국 복서의 벽을 넘어야 했고,

그것에 대한 심리가 이렇게 작품에 반영될 정도로 한국 복싱의 과거는 상상 이상으로 화려했는데...

 

더 파이팅이 한국 복서들을 전부 개찌질이로 묘사하는 작금의 현실은 참... 

 

 

 

그러나 김용비는 세월이 흘러 한국에 정발이 된 원작 코믹스에서도 자기 국적을 찾지 못하고,

태국 국적의 킹코브라로 컴백.

 

코치 이름은 무앙수리가 되었고, 필살기술 이름은 허공 띄우기가 되었고...

 

일본인 야부키 죠를 백만리라는 이름으로 바꿔서라도 불패의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어야 했던 한 맺힌 정서가 그렇게도 무거웠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서울문화사는 절판 이후 그렇게 많은 팬들이 눈물로 호소해도 재판은 생각도 없어 보인다.

물론 발매 당시 전권 다 구매한 주인장은 상관 없지만.

 

 

이 소절에서는 '비추고' 부분에서 '비추~^고-' 하고 절묘하게 꺾어 주는 것이 포인트.

연습해 보도록.

 

 

  
사나이의 의지와 땀방울이 가득한 샷을 한 컷.

 

 

 

허세, 아니, 호세 멘도사...

경기 후 순식간에 30년은 늙어버린 모습이 어린 눈에도 참 충격적이었드랬다.

 

MBC가 초반에 종영을 했는데 호세 멘도사의 막판 모습을 어케 알았냐면...

MBC는 TV판 방영하기 이전에 이미 극장판을 방영해 줬드랬거든...

 

... 그걸 녹화했어야 했는데, 그걸!!

 

 


비 내리는 밤에 맘모스 사범의 절규와 울음을 뒤로하고 야생마의 망령과 싸워 나가려는 의지를 다지는 허리케인 죠.

이규화 씨가 내뱉는 기합 소리는 "쯔아~~~~~~"

피처링은 엠비씨.

 

 

 

희대의 라이벌 카를로스와 허리케인.

이 둘의 우정은 어떻게 돈독해져 갔다?

 

 

원래 사내놈들은 처맞고 쥐어 터지면서 우정을 키우는 거... 라지만,

함부로 스트리트 파이팅을 하다가는 링 위에서 공소리 듣듯이 인생 종소리 듣게 되니까 주의하자.

 

 

 

 

 

TV판 블루레이 세트...

도저히 건드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야....

.....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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