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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7 도전자 허리케인 MBC 방영판을 간만에 보다....

어릴 적에 이것저것 녹화하는 것을 참 좋아했었다.

다시 돌려 보는 일도 거의 없으면서, 녹화한 테잎들은 생기는대로 버리지도 않고 모아 놓느라 핀잔도 종종 듣고...

 

그랬지만 그 중에서도 녹화해 놓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MBC판 도전자 허리케인.

 

무엇보다 김종서가 부른 오프닝 곡이 시대를 관통하는 유명세를 떨쳤고,

당대 내로라하는 유명 성우들을 적재적소에 포진시킨 캐스팅도 환상 그 자체였다.

 

역대의 고퀄 더빙판을 논할 때 나디아를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도전자 허리케인을 TOP으로 꼽고 싶다.

 

물론 나디아는 보노보노, 사이버 포뮬러와 더불러 국내 더빙 방영작의 레전드로 회자될 정도로 더빙이 고퀄리티인 작품이다.

... 나디아 본인의 목소리는 아쉬움이 상당하지만...

 

어쨌든 이규화 씨의 연기는 지금도 전설과 레전드로 회자되고 있고, 이영달 씨와 윤소라 씨는 각각 맘모스 사범과 에린 그 자체였다.

(이영달 씨는 2001년 고인이 되심,)

 

문득 떠올라서 상자를 열고 테잎을 꺼내서 데크에 넣고 돌려봤는데,

박스 속에서 신선한 공기도 못 마신 채 거의 20년이 지났는데도 테잎이 훌륭하게 생존해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복사 몇 개 더 떠 놔야지...

 

모니터 구매 당시 단자가 풀셋으로 갖춰진 모델을 일부러 찾아서 구매했는데, 역시 참 잘한 짓이다.

덕분에 VHS 플레이어에 콤포지트로 물려 쓸 수 있으니.

 

현재에는 맛 볼 수 없는 과거를 과거 모습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유희의 극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당시 프로그램 타이틀은 스포츠 만화극장이었고, 프로그램의 내부 편성 중에 도전자 허리케인이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주인공 이름이 방바람인 환타지 야구만화 '내일은 야구왕'.

나가신다- 야구왕- 나가신다- 투수왕- 투수왕이 마운드를 밟으면~ 하던 트롯 풍의 오프닝이 아직 귀에 남아 있다.

작품 자체는 별 재미가 없었다.

 

 

 

오프닝 씬만 봐도 염통이 두근두근...

찌아안~~ 하고 울려나오는 전주곡에 심장이 두근두근... 

 

 

 

이것이 전설의 탄생.

당시 전성기에 막 올라서고 있던 김종서를 캐스팅하다니 MBC도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그렇게 황망하게 종영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MBC에서 갑작스런 종영 이후 세월이 흘러 투니버스에서도 주요 성우는 그대로 유지한 채로 마지막화까지 방송을 해 주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오프닝 곡이 다른 곡으로 교체되었다는 것.

 

MBC 판도 자체 작곡이 아니라 원곡을 편곡한 노래였는데, 투니버스가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이었던 듯.

 

사정이야 어쨌든 매우 심히 극도로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김종서의 오프닝이 사라진 도전자 허리케인은 그 매력을 30% 소실.

 

어쨌든 투니버스는 약간 아쉽게나마 최종화까지 방송을 해 주었고, 덕분에 고스란히 VHS 테잎에 담을 수 있었으니...

 

투니버스의 과거는 정말 찬란했는데... 그런데 지금은... ...

투니버스 컴백---- 플리즈...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MBC판 녹화본은 매우 소중하다...

비록 1화 2화 놓치고 3화 째부터 녹화해서 종영전인 17화까지밖에 없지만...

 

MBC가 삭제도 많이 했지만 투니버스 판도 삭제는 만만찮았음...

 

 

 

김용비의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딱 직전에 종영이 되었는데,

송락현 씨가 과거에 음모론 비슷하게 종영 이유에 대한 썰을 풀어서 아는 사람들 많을 듯...

 

미치도록 어이가 없는 이유인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거 뭐...

 

사실 방영 당시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필리핀 국적 동양챔피언 페드로라는 캐릭터가 있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훗날 알고 보니 한국 국적의 비운의 노장 군바리 복서 김용비...

 

당시 일본 복싱은 아시아 랭킹을 넘으려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한국 복서의 벽을 넘어야 했고,

그것에 대한 심리가 이렇게 작품에 반영될 정도로 한국 복싱의 과거는 상상 이상으로 화려했는데...

 

더 파이팅이 한국 복서들을 전부 개찌질이로 묘사하는 작금의 현실은 참... 

 

 

 

그러나 김용비는 세월이 흘러 한국에 정발이 된 원작 코믹스에서도 자기 국적을 찾지 못하고,

태국 국적의 킹코브라로 컴백.

 

코치 이름은 무앙수리가 되었고, 필살기술 이름은 허공 띄우기가 되었고...

 

일본인 야부키 죠를 백만리라는 이름으로 바꿔서라도 불패의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어야 했던 한 맺힌 정서가 그렇게도 무거웠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서울문화사는 절판 이후 그렇게 많은 팬들이 눈물로 호소해도 재판은 생각도 없어 보인다.

물론 발매 당시 전권 다 구매한 주인장은 상관 없지만.

 

 

이 소절에서는 '비추고' 부분에서 '비추~^고-' 하고 절묘하게 꺾어 주는 것이 포인트.

연습해 보도록.

 

 

  
사나이의 의지와 땀방울이 가득한 샷을 한 컷.

 

 

 

허세, 아니, 호세 멘도사...

경기 후 순식간에 30년은 늙어버린 모습이 어린 눈에도 참 충격적이었드랬다.

 

MBC가 초반에 종영을 했는데 호세 멘도사의 막판 모습을 어케 알았냐면...

MBC는 TV판 방영하기 이전에 이미 극장판을 방영해 줬드랬거든...

 

... 그걸 녹화했어야 했는데, 그걸!!

 

 


비 내리는 밤에 맘모스 사범의 절규와 울음을 뒤로하고 야생마의 망령과 싸워 나가려는 의지를 다지는 허리케인 죠.

이규화 씨가 내뱉는 기합 소리는 "쯔아~~~~~~"

피처링은 엠비씨.

 

 

 

희대의 라이벌 카를로스와 허리케인.

이 둘의 우정은 어떻게 돈독해져 갔다?

 

 

원래 사내놈들은 처맞고 쥐어 터지면서 우정을 키우는 거... 라지만,

함부로 스트리트 파이팅을 하다가는 링 위에서 공소리 듣듯이 인생 종소리 듣게 되니까 주의하자.

 

 

 

 

 

TV판 블루레이 세트...

도저히 건드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야....

.....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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