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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9.06 PC 패키지 - 세균전 X (Spread Out X)

'막고야' 라는 게임제작사를 알고 있다면
아마도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이 '세균전'일 것이다.
 
게임 자체만 보면 수많은 Ataxx 의 클론 중 하나인데,
이건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 딱히 썰을 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풀어낼 썰도 없다. ... 아는 게 없어서.

 
아무튼 세균전은 막고야의 아이덴티티이자 시작과 끝을 함께한 시리즈나 마찬가지인데,
끝을 장식했던 세균전 2013은 스마트폰 용 모바일 게임이었기 때문에,
패키지로 발매된 세균전 시리즈는 이 세균전 X가 마지막이다.
 

이전에 MS-DOS 용으로 나왔던 세균전 95가 있었고,
그걸 97년도에 윈도우 95용으로 포팅해서 내놓은 물건이 세균전 X 인데, 
추가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뭔가 제작/발매 일정이 꼬인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여튼 그런 흔적이 있다.
 

패키지 뒷면의 인게임 스크린샷에서 생소함을 느끼는 이들도 없잖아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그런 사람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세균전은,

이런 모습일 것이라 추측된다.
나도 친구네 집에서 처음 본 세균전은 이런 화면이었다.
슈퍼세균전 이후에 디자인을 변경했던가 아마 그랬던 기억이 흐릿하게 있다.
... ...
왜 그랬니.
 

패키지 사이드는 대충 이런 모습이다.
토씨하나 틀린 것 없이 양쪽이 똑같다.
다른 것은 세월로 인한 얼룩의 흔적뿐.
 

세균전 X가 재미있는 6가지 이유에서 여섯 번째 이유는... 왠지 조금 서글프다.
캐릭터 디자인은 솔직히 군더더기 투성이라 별로 안 귀엽다.
첫번째 시리즈의 디자인이 좋았어.
심플 이즈 베스트.
 

구성품은 모두가 익숙할 속박스, 매뉴얼, 게임CD.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는.
넘침도 없고 모자람도 없는.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인생의 모습이다.
 

매뉴얼은 얄팍하긴 하지만 무려 올컬러다.
나름 정성이 들어갔다.
 

막고야는 이제 없다.
초대 창립자인 홍동희 대표는 이제 내일 모레면 환갑이시다.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미리 축하 드려요.
 

게임 방식은 기존과 크게 다른 게 없다.
하긴 달라졌다면 세균전이 아닌 다른 물건 취급을 받았겠지만.
 

당시 동네 문방구의 복사기는 이 암호표를 감당해 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시커먼 어둠만이 끝없이 복사되어 나올 뿐.
돌파구는 인간의 손과 의지, 종이와 연필 뿐.
너와 나, 우리 모두 그런 비슷한 노력을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았던가.
 

눈치챘을까.
CD자켓 앞면에는 세균전 96이라고 되어 있다.
세균전 X가 아니다.
CD자켓 뒷면에는 세균전 96이 재미있는 이유라고 되어 있다.
세균전 X가 재미있는 이유가 아니다.
근데 상단에는 세균전 X라고 되어 있다.
막 따로 논다.
넘버링의 겉과 속이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
이런 전차로 어린 세균이 니르고져 홇베이셔도.
 

96년도에 내놓으려고 했다가 개발이 지연돼서 97년도에 나오는 바람에 겉7속6이 된 것인가 싶었는데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는 법이고 현재 숨쉬고 살아가는데 아무 상관도 없고 귀찮기도 하니
생각하는 것을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X는 96을 변형해서 X라고 표시한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유레카.
 
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 이 환희. 이 희열.
정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유산슬밥과 탕수육이다.
 
 
여튼 저튼 끝.

 

 

쥬얼 중에 타이틀은 세균맨이라고 해 놓고 내용물은 세균전X인 물건을 봤다.

...여전히 이 바닥은 알 수가 없다.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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