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향香 글라스보다 이걸 먼저 포스팅 했어야 순서가 맞았겠지만, 그런 거 아무도 신경 안 쓰죠. 늘 그렇듯이.
사진 파일명을 보니 2021년 8월에 찍은 거 같은데, 이 시점이면 수입사가 한창 프리미엄 장사도 말아먹고, 프로스트잔으로 가챠질 유도하다가 욕도 많이 처먹고, 기대했던 시장 반응 다 빠지고, 막타로 불매운동 크리티컬 맞고, 여러가지 의미로 기세가 많이 수그러든 상태로 기억함.
악담이 아니고 진짜 그랬다니까요. '선진맥주'처럼 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깔깔)
암튼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프로스트 잔세트 되시겠습니다. 이깟 게 다 뭐라고 우리는 그렇게 뜨겁고도 차갑고도 의미없는 한 때를 보냈을까 싶긴 하지만, 맥주한테 무슨 죄가 있겠어요. 죄는 만든 놈과 파는 놈과 사먹는 놈에게 있습니다.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조자와 판매자와 소비자를 모두 없애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왕 하는 거 지구도 없애 버리면 원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니 완전 프라핏.
잔에 그려진 저 영감님이 일본 칠복신 중의 하나인 에비스 신인데, 표정이 참 언제봐도 왜 그리 한심하게 사냐며 매도 어린 시선을 날리는 것 같단 말이지요. 그러려면 도미라도 두 마리 끌어 안고 있던가 좀. 득템했다는 기분이라도 느끼게. (※ 캔맥주에는 그런 한정판 나온 적 없습니다.) (※ 정정. 한 번 있답니다.)
구성이야 이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런 오소독스한 구성이구요.
잔은 일본산. 질감은 그, 뭐냐, 스륵스륵하면서도 보들보들한 그런 소프트한 질감에 손톱으로 그으면 스기이이익- 하면서 손톱이 부드럽게 갈리는 그런 느낌? 대충?
왜 그 좀 오래 전에 예거 마이스터에서 내놨던 샷잔 같은 그런 느낌인데... 아 다들 예거 샷잔 하나씩 없어요? (두 유 가이즈 낫 해브 예거 글래스...? 님예없...?)
직접 구해서 체험해 보십시다들.
어쨌든 아마 나름 좀 유명한 녀석이라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다들 아실 거고. 이렇게 희끄무레하고 허여멀건한 녀석이,
차가운 맥주를 부으면 이렇게 변한다는 것이지요. 네 뭐 뜨거운 커피 부으면 초사이어인으로 변하는 베지터가 그려진 그런 잣같은 아니 잔같은 물건입니다.
찬물 부어도 되니까 맥주가 싫으신 분은 막걸리를 부으셔도 됩니다. ... 오... ... 막걸리 색깔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리겠다.
무슨 예감이 들었는지 할 일 없이 이빨가게에 들러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는데, 느낌은 무섭게 들어맞아 예상도 못했던 아이템을 취득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색깔이 까만 맥주이며 스타우트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태생은 라거라는 비극의 주인공인
'스타우트 by 하이트'가 무려 거품생성 머그와 팀을 짜고 등장한
하이트 스타우트 거품생성 머그 증정 세트
되시겠다.
포장 케이스에서 느껴지는 비범함이 패키지 디자이너의 열정과 고뇌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데, 특히 WOW 유저의 현혹시키기 그지없는 '와' '우' 부터 시작해서 '깔끔상쾌흑맥주가여기있네' '이건그냥흑맥주가아니라구' '스타우트330ML6병구입시거품생성머그잔1개증정' 까지 마치 어딘가의 무가지의 탈을 쓴 광고지에 등장할 법한
현란한 문구로 뭇사람들의 손과 발과 시선을 변형시키고 있다.
그 느낌을 말하자면 마치 신세계와 구세계의 만남,
또는 신대륙과 구대륙의 느낌이 중도적으로 어우러진,
또는 말하자면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를 추는 집시여인의 손길과 인도 콜카타의 재래시장에서 코브라 피리를 부는 노인의
인생역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슬프구나. 나의 일천한 문장력과 편협한 감성으로는 그 느낌을 도저히 글로 자아낼 수가 없다.
어쨌든 그런 철학적인 디자인에다 330ML 짜리 6병이 들어있음을 알려주는 친절함을 갖춘 패키지 박스에는 안에 품고 있는 스타우트의 생년월일까지 자세하게 기재되어 있는데,
어머 이 자식 병입된 지 한 달도 안 된 자식이었어.
싱그러움이 기대되는데?
개봉을 해 보면 까만 맥주병 6개가 얌전히 도사리고 있다. 역시 패키지 박스의 친절함은 위선이 아니었어.
오른쪽에 붙어 있는 것은 분명 '거품생성 머그'가 숨어있는 아지트임에 틀림없다.
인큐베이터 채로 들어가 있다니, 주도면밀한데다 철두철미하기가 그지없다.
어쨌든 이것들은 이제 세상으로 나와 차디찬 찬공기가 가득한 현실에 내던져질 운명. 냉장고의 냉엄함을 마음껏 맛보다가 인간의 따뜻한 위장을 동경하며 잠들겠지.
모습을 드러낸 '거품생성 머그'가 사는 집.
증정용 집 주제에 지나치게 화려하게 꾸며 놓은 것이 아닌지...?
외부로 통하는 세상은 언제나 기대와 두려움의 대상. 지붕이 열리는 순간 그대는 또 다른 세상의 대기와 만난다.
독일에서 흑맥아로 태어나 한국에서 거품생성 머그잔에 담기는 기분은 과연 어떠실지?
이쁘닷!
아니 농담이 아니고 진짜 이쁜 잔인데, 이런 녀석을 소리소문없이 행사하고 있다니 대체 무슨 속셈이냐 하이트.
국내에 풀린 국내 맥주 증정잔 중에서 디자인으로는 레드닷 어워드 감일 듯.
재질은 머그이니 만큼 도자기 재질이고, 안쪽은 코팅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마치 석회석 같은 질감인데,
그것으로 인해 거품이 나름 풍성하게 생성되려고 자체 노력을 할 수가 있는 듯.
암튼, 기존에 전용잔이랍시고 제공된 클론 유리잔이 구형 로체라면 이 녀석은 K-7이다.
그 녀석이 그냥 커피라면 이 녀석은 T.O. ... ... ...
위에서 말한 대로 안쪽은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도자기 그대로의 모습.
바닥 우측 상단의 얼룩은... 뭔가 불순물이 끼어 버린 거 같은데 없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갑자기 떨어져나와 인체에 흡수될 것 같지도 않으니 거슬리긴 하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바닥에 포인트를 준 것은 이런 연출을 위함이었나.
뒤집어 놓으면 마치 풍성한 맥주거품이 올라온 생맥주 한 잔의 분위기.
상황 연출력도 T.O. ... ... ...
무엇보다,
6병에 6천원이라는 가격은 (머그 포함) 모든 야유와 비난의 함성을 일단 지워버리기에 충분할 듯.
머그 가격만 해도 4-5천원은 충분하겠다.
비록 스타우트의 이름을 기만하는 라거라고 하지만
(없던 'LARGER TYPE'이라는 문구까지 슬그머니 넣고...)
가격 대비로 보자면 나쁘지만은 않은 녀석이라 생각함...
특히 싱거운 라거 일변도의 국내 맥주 중에서 유일하게 틀을 벗어난 맥주이기도 하니...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의 검은색 인조가죽 케이스. 노골적으로 나를 장식용으로서 사랑해 주세요 라고 말하는 듯 하다. 실제로도 디자인이 꽤나 예쁘게 나온, 괜찮은 아이템이다.
나름 고급스럽게 연출이 되어 있는 내부 구성 역시 구매욕구를 열심히 간질인다. 구성품은 블랙, 그린, 골드, 블루의 귀여운 미니어쳐로, 용량은 각 200ml. 용량 비 가격을 따지면 레귤러 제품 라인보다 매우 비싼 가격인 셈이지만, 제품의 특성을 감안하면 알아서 납득을 해야 할 듯.
함께 포함되어 있는 테이스팅 노트. 레드, 그린, 블랙, 골드, 블루의 각 특징이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다.
한국에선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달모어 증류소는 거의 2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깊은 증류소로, 2005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가 한 영국인 사업가와 그 친구들에 의해 호텔바에서 흡수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의 그 62년짜리 위스키가 바로 달모어. (당시 약 6천만원.)
주력제품인 12년은 버번오크통 숙성 원액 50%와 쉐리오크통 숙성 원액 50%를 블렌딩 한 후, 다시 쉐리오크통에 일정기간 숙성시키는 메링Marring 과정을 거쳐서, 결과적으로 풍부하고 진한 쉐리향을 지닌, 가격대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 고 하는데 먹어 보질 않아 모르겠다. (-_-)/
작년에도 12년짜리를 들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병에 붙은 엠블럼은 그냥 스티커였다. 이번에도 하마터면 또 종이스티커가 붙은 놈을 들고올 뻔 하다가 번뜩이는 눈치와 잔머리로 위기모면. 마침내 금속 엠블럼이 제대로 붙은 녀석을 구했으니 경사로세.
OB맥주에서 기존의 구태의연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깔끔하고 영(Young)하면서도
수입맥주같은 디자인 컨셉으로 젊은층에 어필하고자 디자인을 리뉴얼한 맥주...
... 인데, 레이블 디자인은 좀 비(非)국산틱할지 몰라도 맛은 기존의 국산 라거와 별 다를 것이 없다는 결론.
국산맥주가 레이블이나 병 디자인에서 국산냄새 난다고 욕먹는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부담없이 가볍게 마시기에는 나쁘지 않은 맥주.
그냥 병으로 넣을 것이지 왜 하필 큐팩이냐는 원성도 다소 있었던 구성. 할인매장의 지점에 따라서는 아직도 재고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OB의 예상보다 인기는 없었던 듯.
근데 그건 둘째 치고, 이 물건이 출시된 시점을 생각해 보면... 병도 아닌 큐팩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은 좀 다른 의미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뭐, 초기물량 그대로 박아 놓는 건 아니겠지, 설마.
큐팩이 두 병, 그리고 가운데 종이 상자에 잔이 두 개.
사실 잔 자체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클론잔에 용량도 200밀리짜리라서 애매하긴 하지만, 느낌이 깔끔한데다 막잔으로 쓰기에도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 굳이 찾아낸 장점.
OB에서 물량을 더 찍어내지 않는다면 나름 희소성을 가질 지도.
아니... 사실 솔직히 용량이 좀 많이 애매하지... 장식용으로 쓸 만한 포스도 아니고...
막 계산대로 향하려던 걸음을 멈추고 후다닥 주류코너로 달려가 봤으나, 여전히 진열대에는 그냥 낱병만 나열되어 있고 세트는 눈 씻고 봐도 없었음. 놀리나? 마침 주류코너 담당자인 듯한 아낙이 계시길래, "방송듣고 찾아보고 있는데, 바이엔슈테판 전용잔세트 있다고 했는데 없네요." "예? 어떤 거요?"
"바이엔슈테판 전용잔 세트요."
"그거 저희 들어오지도 않은 건데요." "방송에서 나왔는데요. 수입맥주 행사 안내하면서 바이엔슈테판 사면 전용잔 준다고."
"지금 방송에서 들으셨다구요?"
"예."
"호가든이 아니구요?"
"예. 바이엔슈테판요."
"잠시만요. (어따 전화를 걸더니) 아~ 지하에 있어요? 알겠습니다. (끊고) 지금 지하창고에 있는데요 아직 진열이 안됐어요. 갖다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 "예. 두 개 주세요~" (-_-)v ... 해서 두 세트 Get. 정황상 둘마트 은평점에서 내가 최초일 듯. (-_-)v 근데 상황을 보아하니, 아직 진열이 안된 것이 아니라 일부러 진열을 안해놓은 듯했는데, 아무래도 바이엔슈테판 낱병들이 너무 많아서 그거 다 소진하고 난 다음 진열하려고 했던 것 같음.
수입사의 홈페이지에 둘마트에 들렀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 올린 글들을 보니 은평점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 지점에서도 같은 상황인 곳이 많은 것 같은데, 수입사도 난감할 듯... 암튼 진실은 저 너머에...
사실 바이엔슈테판 진짜 오리지널을 원했지만... 실제로 놓고 보면 이것도 나름 괜찮긴 하다. 그렇지만 역시 오리지널이... 히밤... 다음 행사는 진짜 오리지널이라고 하니까 기대를 해 보는 중.
구성품은 한결같은 바이엔슈테판 3형제와 전용잔 하나.
크리스탈 봐이스비어에 하악.
보다보면 나름 괜찮은 구석이 있는 잔. 일러스트는 좀 에러지만 그래도 큼지막하고 늘씬한 것이 마음에 듬.
눈금은 500밀리이고 무려 실제 캐퍼가 600밀리나 되는 대용량 전용잔. 풍부한 거품도 문제 없이 품어 버릴 기세.
이래 봬도 메이드 인 게르만. 나쁘지 않다.
올해 2월에 나왔던 25cl짜리 전용잔 세트.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소용량잔을 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디자인은 나름 예쁘장한 실린더 형. 장식용으론 괜찮았음.
조니워커 시리즈 중 특히 인상적인 병 디자인의 스윙. 1930년대에 흔들리는 대서양 횡단 유람선 내에서 병이 쓰러지지 않도록 고안되었다는 디자인. 블렌디드이며 숙성년도는 15년 급이라고 하는데 특이한 병모양이 주는 인상에 비해
언급 빈도수는 배티드 몰트인 그린보다 낮은 듯. 도수에 비해 부드럽다는 평이 많다.
이상하게도 스윙만 신사의 보행방향이 다른 모델들과 달리 구형 그대로인 왼쪽방향.
현재 보유하고 있는 레드, 블랙, 그린, 골드, 블루는 모두 1리터인데 반해
유독 스윙만 1리터짜리를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750ml짜리를 영입하여 풀 라인업을 완성.
이미 얘기한 바 있지만 킹조지5세나 더 존 워커는 현재 오르지 못할 나무이므로 컬렉션 대상에서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