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3.09.06 PC 패키지 - 세균전 X (Spread Out X)
  2. 2022.06.16 PC 패키지 - 만 MAAN (자카토 만)

'막고야' 라는 게임제작사를 알고 있다면
아마도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이 '세균전'일 것이다.
 
게임 자체만 보면 수많은 Ataxx 의 클론 중 하나인데,
이건 이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 딱히 썰을 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풀어낼 썰도 없다. ... 아는 게 없어서.

 
아무튼 세균전은 막고야의 아이덴티티이자 시작과 끝을 함께한 시리즈나 마찬가지인데,
끝을 장식했던 세균전 2013은 스마트폰 용 모바일 게임이었기 때문에,
패키지로 발매된 세균전 시리즈는 이 세균전 X가 마지막이다.
 

이전에 MS-DOS 용으로 나왔던 세균전 95가 있었고,
그걸 97년도에 윈도우 95용으로 포팅해서 내놓은 물건이 세균전 X 인데, 
추가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뭔가 제작/발매 일정이 꼬인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여튼 그런 흔적이 있다.
 

패키지 뒷면의 인게임 스크린샷에서 생소함을 느끼는 이들도 없잖아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 그런 사람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세균전은,

이런 모습일 것이라 추측된다.
나도 친구네 집에서 처음 본 세균전은 이런 화면이었다.
슈퍼세균전 이후에 디자인을 변경했던가 아마 그랬던 기억이 흐릿하게 있다.
... ...
왜 그랬니.
 

패키지 사이드는 대충 이런 모습이다.
토씨하나 틀린 것 없이 양쪽이 똑같다.
다른 것은 세월로 인한 얼룩의 흔적뿐.
 

세균전 X가 재미있는 6가지 이유에서 여섯 번째 이유는... 왠지 조금 서글프다.
캐릭터 디자인은 솔직히 군더더기 투성이라 별로 안 귀엽다.
첫번째 시리즈의 디자인이 좋았어.
심플 이즈 베스트.
 

구성품은 모두가 익숙할 속박스, 매뉴얼, 게임CD.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는.
넘침도 없고 모자람도 없는.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인생의 모습이다.
 

매뉴얼은 얄팍하긴 하지만 무려 올컬러다.
나름 정성이 들어갔다.
 

막고야는 이제 없다.
초대 창립자인 홍동희 대표는 이제 내일 모레면 환갑이시다.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미리 축하 드려요.
 

게임 방식은 기존과 크게 다른 게 없다.
하긴 달라졌다면 세균전이 아닌 다른 물건 취급을 받았겠지만.
 

당시 동네 문방구의 복사기는 이 암호표를 감당해 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시커먼 어둠만이 끝없이 복사되어 나올 뿐.
돌파구는 인간의 손과 의지, 종이와 연필 뿐.
너와 나, 우리 모두 그런 비슷한 노력을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았던가.
 

눈치챘을까.
CD자켓 앞면에는 세균전 96이라고 되어 있다.
세균전 X가 아니다.
CD자켓 뒷면에는 세균전 96이 재미있는 이유라고 되어 있다.
세균전 X가 재미있는 이유가 아니다.
근데 상단에는 세균전 X라고 되어 있다.
막 따로 논다.
넘버링의 겉과 속이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
이런 전차로 어린 세균이 니르고져 홇베이셔도.
 

96년도에 내놓으려고 했다가 개발이 지연돼서 97년도에 나오는 바람에 겉7속6이 된 것인가 싶었는데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는 법이고 현재 숨쉬고 살아가는데 아무 상관도 없고 귀찮기도 하니
생각하는 것을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X는 96을 변형해서 X라고 표시한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유레카.
 
이 주체할 수 없는 기쁨. 이 환희. 이 희열.
정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유산슬밥과 탕수육이다.
 
 
여튼 저튼 끝.

 

 

쥬얼 중에 타이틀은 세균맨이라고 해 놓고 내용물은 세균전X인 물건을 봤다.

...여전히 이 바닥은 알 수가 없다.

 

Posted by 닥고냥
:

막고야의 '자카토' 하면 아마도 대부분 인간형 로봇이 나와서 날아다니는 슈팅게임인

'전륜기병 자카토'를 떠올리실텐데, 

이 녀석은 장르도 판타지 배경의 롤플레잉이고, 전륜기병 자카토의 후속작 성격도 아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인공 이름이 자카토일 뿐인 알쏭달쏭한 물건입니다.


발매연도는 1996년인데... 

막고야가 처음 만든 장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개발 기간이 천년만년 늘어지다 보니

시대와 동떨어진 퀄리티로 등장을 하게 된 건지, 진실은 모르겠지만 동시대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보면 외적인 퀄리티가 확연히 떨어지기는 합지요.

... 내적인 퀄리티도 떨어졌다는 것은 그냥 마음 속에 담아 둡시다.

(잘 만들었다면 이렇게까지 잊혀지지는 않았겠지.)

 

아, 오프닝 영상은 꽤나 신경써서 만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요, 예. 

전면에 쓰여진 CombatRobo 'ZAKATO' SD 'MAAN' 이란 문구가 당최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신경쓰면 지는 거니까 그냥 넘어가 보도록 합시다.

 

그건 그렇고 전륜기병 자카토 말인데,

그거 기획단계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꽤나 예산도 쏟고 정성도 쏟고 해서

엄청난 대작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같은 분위기였는데,

정작 나온 건 웬 시푸러딩딩한 로봇이 떠다니면서 콩알만한 총알이나 뿅뿅 쏴대는

하품나는 물건이더란 말이죠.

 

그걸 보고 어린 마음에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하긴 막고야도 그렇게 내놓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겠지만.

 

이 녀석을 들고 온 게...

11년 전의 어느 봄날 용산 두꺼비 상가 정문에서 들어가서 우측 라인을 따라가면

중간 쯤에 위치한 매장이었는데...

이젠 두꺼비 상가도 철거를 기다리는 신세고 PC 패키지 게임 시장도 다 망한 신세고

내 신세도 여전하고... 세월이란... ...

 

암튼 여러분에게 환상 RPG의 궁극을 경험시켜 드릴 준비는 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해 보세요.

볼륨도 작으니 가볍고 빠르게 클리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취향이란 건 인류의 머릿수만큼 다양하니 보장은 못 합니다만.

 

밀봉이라 속을 보여드리긴 어렵고 하니

드넓은 인터넷 어딘가에 존재할 오픈케이스를 찾아서 참고해 주세요.

 

다음엔 세균전X로 돌아오겠습니다.

막고야 하면 역시 세균전. 세균전하면 막고야죠.

막고야에서 만든 세균전으로 막고라를 뜨자는 웃음도 안 나올 개그는 치지 않겠습니다.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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