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파인 한정판
COLLECTION/GAME 2025. 12. 18. 17:18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으뜸인 사랑에게 미래의 자신을 걸고 과감히 지른 후
기억 한 구석에 (의도적으로) 방치해 놓은지 어언 한 달여.
그 물건이 왔다.
오만가지 복잡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나태와 망각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의지를 녹슬게 하지 않도록,
권태와 실의가 간신히나마 버티고 있는 마음을 갉아먹지 않도록,
흩어져 비산하려는 정신줄을 몇 번이나 부여잡고,
올려 본다.
오픈케이스를.
우려 속에 공개되고 냉소 속에 개발되고 침묵 속에 발매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파인 (스위치) 한정판의 적나라한 자태를.
벌써부터 귀찮아지려고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 보지 말입니다.
한창 젊었을 때의 나 자신은 이렇게 나약하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을 뇌세포에 쑤셔 박아 보지 말입니다.

암튼 그렇게 해서, 이렇게 생긴 친환경적 색깔을 띤 아웃케이스와 함께 예약특전인 키링이 함께 도착했다.
보정 옵션을 뭘 잘못 건드렸나 사진이 왜 이리 칙칙한가 스스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뱉어 보지만
사진을 다시 찍기엔 너무나 귀찮고 정보를 전달한다는 소기의 목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니
그냥 좋게좋게 가도록 하자고 내 안의 고스트와 당사자들끼리 얘기해서 잘 해결했습니다.

아웃케이스에 저렇게 라벨까지 붙어 있으니
단순 배송용 포장재로 취급해서 재활용품 수거장에 내보내기엔 너무나 마음이 걸리고.
(요약: 못 버리겠다.)

라벨 내용은 오소독스하게 상세하고 오소독스하게 친절하다.

패키지 이미지의 도안은 1994년도에 발매된 최초 PC판의 그것을 가지고 왔다.
올드팬이라면 충분히 반가워할 만한 이미지다.
그 때는 하단에 '연소자 관람가'가 표시된 녹색 라인이 둘러져 있었는데,
그게 없으니 뭔가 살짝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지 않는 것도 아닌 그런 느낌.
익숙한 맛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대충 뒷면.
더 커진 태양(?)이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것은 훗날 발매되었던 염가판 패키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도.

대충 옆면.
이쪽은 마치 포가튼 사가 패키지의 옆면을 연상하게 되는 이미지인데... ... 진짜 설마 플랜 세우고 있는 것?

케이스 커버를 열어 젖히면 가장 먼저 맞이해 주는 것이 이것.

정체는 다들 익숙한 메탈 포스터.
크기는 A4보다 약간 작음직한? 일러스트는 AI인지 뭔지 모름직한?
컵라면 먹을 때 뚜껑 위에 얹어 놓을 만한 정도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그 안 쪽에는 이원술 씨의 메세지 카드와 게임 본품 케이스가 자리하고 있고,
메세지 카드는 일일이 친필로 쓴 것인지 그냥 인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용에 버그는 보이지 않는다.
무버그 출시.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고.

게임 본품 케이스는 우리 모두 익숙한 그런 모습.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

늘상 그랬듯이 게임 칩만이 덩그러니 우리를 맞이해 주고.
우리가 게임에 몰두하면 할 수록 결국 외로워진다는 철학을 전달하고 싶은 것일까 닌텐도는.

원래 하단에 모종의 코드가 쓰여져 있지만,
이런 코드나 넘버같은 건 지우지 않고는 못배기는 성질머리 때문에 그냥 지워버렸지 말입니다.

다시 그 안쪽에는 스틸북과 메탈 포스터를 어딘가에 붙일 수 있게 해 주는 마그넷 카드가 들어 있다.

스틸북은 나름 괜찮은 퀄리티이다.
한정판 구성품 중에서 만족도로는 이게 아마 두번째이지 않을까.

안쪽면에는 공간을 그냥 버려두지 않고 캐릭터들의 모션 폰트를 인쇄해 두었다.
그렇지. 이런 센스 정도는 있어야지.
"아무튼 이렇게 하면 너희들이 좋아할 거 같았어"라는 마인드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 마인드가 아니었다면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했으니 됐다고 치자.
평화란 좋은 것이다.

스틸북 속에는 정체모를 종이 파우치와 소문의 그 OST CD가 자리하고 있다.
OST CD의 자켓은 오리지널 버전의 발매 당시 매체인 5.25인치 디스켓을 재현한 디자인이라 나름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금 봐도 괜찮은 아이디어였지 싶다.

자켓 속에는 OST CD 본품과 라벨 스티커가 들어 있는데,
라벨 스티커도 오리지널 버전 라벨의 컬러를 그대로 적용해서,
그야말로 올드팬들에게 보내는 추억의 아이템이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아마도 이번 한정판 구성품 중에서 만족도로는 첫번째이지 않을까.

컴퓨터 본체의 필수 구성요소 중에서 ODD가 빠진지도 오래됐고,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OST를 CD로 주면 누가 듣겠냐는 분들은 어...
... 퍼플에서 구매자들에게 디지털 음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퍼플 버전 사쉴...? (12곡 제공)

음원은 총 23곡.
수록된 음원 수가 나름 많은 거 같기는 한데, 게임 본편에 나오는 BGM 전곡이 수록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관련 내용을 어딘가에 올리든가 쓰든가 하면 당당하게 날먹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수께끼의 종이 파우치.
사실 파우치는 아닌데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파우치로.
속에 뭔가를 담고 있으니까.
그 뭔가는 바로.
짜잔.

...
짜잔.
... ...
네. 패브릭 재질의 대륙 지도.
본편의 무대인 대륙 동부 지역의 일부를 낡은 지도의 이미지로 구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발매 전에 구성품이 공개되어 있었으니 다들 잘 알잖음.
몰라요. 그냥 이런 게 있어요.
암튼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나와서 전통을 지키겠다고 또 이상한 버그 터지는 걸 보면 어이도 터지고 속도 터지고.
아재들은 추억 먹고 속편해지는 걸 좋아하는 거지 억까 먹고 속터지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야...
솔직히 이 가격에 걸맞는 한정판 구성품 수준이냐고 묻는다면 할많하않.
그런데.
나 내일 이런 거 하나 더 온다?
(엔씨가 보내줌. 까르륵.)
...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