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으뜸인 사랑에게 미래의 자신을 걸고 과감히 지른 후

기억 한 구석에 (의도적으로) 방치해 놓은지 어언 한 달여.

 

그 물건이 왔다.

 

오만가지 복잡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나태와 망각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의지를 녹슬게 하지 않도록,

권태와 실의가 간신히나마 버티고 있는 마음을 갉아먹지 않도록,

흩어져 비산하려는 정신줄을 몇 번이나 부여잡고,

 

올려 본다.

오픈케이스를.

 

우려 속에 공개되고 냉소 속에 개발되고 침묵 속에 발매되고 발매하자마자 난리가 나 버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파인 (퍼플) 한정판의 적나라한 자태를.

 

벌써부터 귀찮아지려고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 보지 말입니다.

한창 젊었을 때의 나 자신은 이렇게 나약하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을 뇌세포에 쑤셔 박아 보지 말입니다.

 

도입부를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당신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어제 올렸던 스위치 판의 오픈케이스 포스팅에서 복붙했으니까.

 

그렇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PC판 (퍼플)의 오픈케이스라는 것을.

술은 한 잔도 안했지만 그거 하나만은 기억해 주시길.

 

 

암튼 그렇게 해서, 이렇게 생긴 친환경적 색깔을 띤 아웃케이스와 함께 예약특전인 키링이 함께 도착했다.

외견상으로는 스위치 판과 다를 것이 없다.

하나도.

재질도 동일하다.

완벽히 같은 모습이다.

키링의 위치도 동일하게 연출해 보았다.

 

 

그렇지만 아웃케이스에 스위치 판과 다르게 라벨이 붙어 있지 않다.

당연하겠지만 스위치 판이 아니기 때문에 스위치 판에 있어야 할 라벨이 없는 것이다.

범죄현장에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없어야 할 것이 있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있어야 할 것이 있거나 없어야 할 것이 없으면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것도 단순 배송용 포장재로 취급해서 재활용품 수거장에 내보내기엔 너무나 마음이 걸리고.

(요약: 못 버리겠다.)

 

 

스위치 판 오픈케이스에서는 건너뛰었던 특전 키링의 단독샷.

저거다 저거.

오리지널 패키지 하단에 강렬하게 존재감을 뽐냈던 녹색의 라인. (Feat. 연소자 관람가)

우리가 당당히 연소자였을 때, 우리에게 두려운 것은 없었다.

 

 

패키지 이미지의 도안은 1994년도에 발매된 최초 PC판의 그것을 가지고 왔다.

올드팬이라면 충분히 반가워할 만한 이미지다.

 

패키지 하단에 표시되었던 녹색 '연소자 관람가'의 맛을 느끼고 싶으면

윗쪽에 있는 키링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오면 된다.

 

 

대충 뒷면.

스위치 판과 다른 점은 보이지 않는다.

대충 완벽하다.

 

 

대충 옆면.

어쨌든 포가튼 사가에 대한 뭔가의 플랜을 세우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음... 뭐가 어떻게 될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데헷♡

 

 

그러고 보니 케이스의 덮개 부분에는 이렇게 슬리브에 끼워서 멋대로 열리지 않게 할 수 있도록 처리가 되어 있다.

이것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무엇이라 불러야 옳을까요?

너의 이름은.

 

 

케이스 커버를 열어 젖히면 변함없이 가장 먼저 맞이해 주는 것이 이것.

 

 

정체는 다들 익숙한 메탈 포스터.

이것도 스위치 판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한 물건이니 혼란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부터 슬슬 스위치 판과는 다른 구성품이 보인다.

일단 스틸북과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로고가 그려진 정체를 알 수 없는 종이 케이스가 (약간 묵직) 자리하고 있다.

 

 

그 안쪽에는 메탈 포스터를 어딘가에 부착할 수 있는 마그넷 카드가 덩그러니 들어있다.

스위치 판에 비해 왠지 많이 허전해 보인다.

- 라고 생각했다면 잠시만 생각을 꺼두셔도 좋습니다.

 

 

스틸북은 앞서 언급했듯이 나름 괜찮은 퀄리티이다.

한정판 구성품 중에서 만족도로는 이게 아마 두번째이지 않을까.

취향에 따라 첫번째로 놓아도 좋다.

이건 내부에 스위치 칩을 끼워놓을 슬리브가 없어도 되는 물건이니까 그 점에서 마이너스 먹을 필요는 없겠지.

 

 

안쪽면에는 공간을 그냥 버려두지 않고 캐릭터들의 모션 폰트를 인쇄해 두었다.

그렇지. 이런 센스 정도는 있어야지.

"아무튼 이렇게 하면 너희들이 좋아할 거 같았어"라는 마인드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런 마인드가 아니었다면 그냥 내가 그렇게 생각했으니 됐다고 치자.

평화란 좋은 것이다.

(복붙)

 

 

스위치 판과 마찬가지로 5.25인치 디스켓 모양의 자켓 속에는 OST CD 본품과 라벨 스티커가 들어 있고,

라벨 스티커는 오리지널 버전 라벨의 컬러를 그대로 적용해서, 그야말로 올드팬들에게 어쩌고 저쩌고.

이것이 아마도 이번 한정판 구성품 중에서 만족도로는 첫번째이지 않을까.

취향에 따라 두번째로 놓아도 좋다.

 

 

그리고

짜잔.

짜잔.

패브릭 재질의 대륙 지도입니다.

다들 놀라 자빠질 만한 엄청난 퀄리티가 시신경을 사정없이 후려친다.

두뇌가 좌뇌 우뇌로 나뉘는 듯한 엄청난 충격에 정신을 가다듬기 어렵다.

지도가 들어있는 종이 케이스도 스위치 판과 동일하다구.

 

 

그래서 정체불명의 이 검은색 종이 케이스는 무엇이냐.

이것도 무려 퍼플 한정판의 특전 중 하나인 것이다.

그냥 포장용 케이스가 아닌 것이다.

감촉이 보들보들하다.

두려워 말라.

 

 

그 속에는 이런 것들을 품고 있다.

스위치 한정판 구매자를 '본의 아니게' 물먹인,

퍼플 한정판의, 퍼플 한정판을 위한, 퍼플 한정판에 의한 특전 마테리얼들.

 

스위치 한정판과 가격은 똑같지만!

스위치 한정판과 가격은 똑같이 책정됐지만!

내가 스위치 한정판도 동일한 가격을 주고 샀지만!

특전이! 이렇게! 다르다!

그것은 분명히 사악한 어른의 사정으로!

너희는 또 다시 나의 지갑을 배신했다!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 실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모 위키의 서술대로 한정판으로서의 가치가 바닥을 쳤느냐 안쳤느냐

그런 건 장식에 불과해요.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나도 모르지. 알았으면 둘 다 샀을까.

 

 

에... 그래서 이게 퍼플 한정판에 추가된 특전 금속제 키링이구요.

한정판 구성품 중에 키링만 두 개네 그럼.

 

 

에... 뒤엔 이렇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로고가 박혀 있구요.

비매품이라고 안 박혀 있네 그래도.

 

 

에... 퍼플 한정판에 추가된 픽셀아트 고무 마그넷이구요.

한 땀 한 땀 뜯어서 사용하실 수 있어.

잘 알다. 너는. 스티커가 아닌 것을. 대충.

 

 

스위치 판과 마찬가지로 내용 상 버그가 보이지 않는 이원술 씨의 메세지 카드도 당연하게 들어 있는데,

(무버그 출시.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고.)

 

이것은 스위치 판과 다르다아아아아앗----!!!

 

더 두껍고! 더 고급스럽고! 더 딴딴하다!

나약하고 나풀거리는 카드 따위가 아니라 '사인 보드'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강인함!

너무 강하다 퍼플 한정파아아아아안---!!!

 

 

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꿇어라. 이것이 스위치 한정판과 퍼플 한정판의 눈높이다.

두 개를 다 산 자만이 맛볼 수 있는 영광이지.

 

아아. 그렇게 혀를. 혀를 깨물지 마라.

너무 강하게 깨물지마... 약해 보인다고.

 

 

에... 이게 그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원성도 자자했던 저니북.

퍼플 한정판에만 들어가는 물품 중에서 가장 가운데에 임하시는 고귀한 분.

퍼플에서 디지털 특전으로 PDF를 따로 제공하고 있기는 한데 저니북의 모든 페이지를 수록한 건 아닌거 같고.

여하간 이 물건 때문에 퍼플판을 사야 하냐, 선생님 이건 너무하시는 거 아니냐고 18, 등등

민초들의 원성이 높았드랬지만.

 

대충 몇 페이지만 살펴 보자면,

 

 

이런 내용으로 시작해서,

 

 

AI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등장 인물과,

 

 

대충 이런 내용과,

 

 

대충 이런 내용과,

 

 

대충 이런 의미없는 미니맵 내용과, 

 

 

다시 돌아온다는 패스맨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 설명이 必要韓紙?

 

 

이건 예고에도 없던 정체불명의 패스맨 쿠폰.

코드가 적혀 있는데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퍼플 어딘가에 등록하는 것인가?

추가적인 디지털 특전을 예정하고 있다던데 거기에 연동되는 것인가?

 

 

암튼 여기까지가 이틀에 걸친 스위치 한정판 및 퍼플 한정판의 오픈케이스였습니다.

보시느라 수고하셨고 올해가 가기 전에 모두 남친여친생기시고 결혼하시고 취업하시고 여튼 저튼 끝.

 

 

퍼플판 출시일 자정에 다운로드 열리자 마자 받아서 설치하고 돌려봤는데

실행이 안되더라는 대환장파티를 겪은 입장에서 좋은 소리만 나오지는 않지만.

추억보정 겹치면 게임은 할 만함.

추억보정이 없어도 취향에만 맞으면 할 만함.

(만듦새는 상당히 성의없지만.)

(아니 하다보니 이거 성의의 'ㅅ'자도 안 들어간 거 같은데.)

 

전투 종료시에 눈뽕 연출 좀 치워 줘.

누가 기획한 거야 이딴 연출.

당신의 눈 건강이 무덤까지 갈 것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 모두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광속으로 늙어가는 것입니다.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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