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 소프트웨어의 초창기에 등장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아파차차'.

이름은 북미 원주민 부족 '아파치'에서 차용을 해 온 것일테고.

 

횡스크롤 액션은 미리내가 슈팅과 함께 한창 주력하고 있었던 장르이기도 한데,

지금도 그렇지만 여러가지 여건 상 가장 제작 접근성이 좋은 장르라 슈팅과 함께 당시 대부분의 게임제작사들이

곧잘 손댔던 장르이기도 하다.

(접근성이 좋다고 했지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괜찮은 물건이 뚝딱하고 나오는 장르는 절대 아니다.)

 

게임컴에 실렸던 리뷰로 처음 접했었는데, 스크린샷에서는 미리내 특유의 2% 부족한 완성도가 느껴졌지만,

게임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할 수 있었던 것같다.

(솔직히 말이 좋아 2%이긴 한데... 사실 미리내에서 만든 게임들이 거의 다 그랬지 뭐...)

 

취향에 맞았냐... 고 묻는다면 조금 미묘하긴 하지만 그래도 범작의 영역에는 발을 걸쳤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뭣보다 패키지 전면의 캐릭터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드랬다. 인디안밥 같아서.

인게임 캐릭터는 조금 실망이었지만. 그래도.

 

일반 종이나 플라스틱 패키지가 아니라 5.25" 디스켓 컨테이너 박스 패키지.

당시에도 이런 식으로 특이한 패키지 구성으로 나온 게임들이 종종 있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CRT모니터 모양의 패키지로 나온 적도 있고.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어서 이래저래 손상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뭐 괜찮... 아...

아파차차 귀여워요. 아파차차.

 

패키지 겉면의 스크린샷을 보면 색감이 상당히 알록달록한데,

실제 인게임 그래픽은 채도라든가 그런 게 좀 미리내 게임 특유의 느낌이 있다고나 할지...

좋게 말하면 특색이고 나쁘게 말하면 칙칙하고 좀 번들거리는데 정리가 안 된 느낌이랄까...

미리내 게임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미묘한 그 느낌이... 설명이 어려운데 암튼 그럼.

미리내 게임을 많이 접해 봤던 유저는 무슨 느낌인지 감이 올 듯.

 

이쪽은 좀 상태가 깔끔함.

소화가 좀 되는 기분.

 

이제는 골동품의 반열에 오를 만한 5.25" 플로피 디스켓 컨테이너 박스.

파손이 있어서 마음이 좀 아프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유지된 것이 어디냐 싶다.

... 어이쿠... ... 컬렉션들이 다 비치네...

 

구성품은 그냥 평범하게 본편 디스켓과 매뉴얼, 고객엽서, 그리고...

 

이것이 철벽보안의 열쇠.

말 그대로 디스켓의 물리적인 보안을 책임져 주는 열쇠.

(마음만 먹으면 케이스를 뽀개고 내용물을 가져가는 건 어렵지 않겠지만...)

 

본편 디스크는 5.25인치 플로피 4장.

 

고객엽서와 매뉴얼.

 

매뉴얼의 스테플러 심은 세월을 먹어서 녹이 좀 슬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상태가 깔끔한 것이...

마음이 흐뭇해짐.

소소한 기쁨. 소소한 즐거움.

 

안녕, 내 어린 날의 미리내 소프트웨어.

 

그리고 안녕히... 내 어린 기억의 미리내 소프트웨어...

 

* 왜 일반 패키지 정보는 이렇게나 찾기 힘든 것일까...? 아예 발매를 하지 않았을 리도 없고...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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