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내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하나 샀어요.

그러고 보니 13년 만에 구입한 블루레이 드라이브에요.

 

그만큼 세월이 흐르면서 광매체에 대한 세간의 수요도 많이 줄어들었고,

ODD 대신 OTT가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고, 

ODD 없이 나오는 PC본체가 오히려 익숙한 세상이 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죽지 않았어요.

 

아직 제조사는 남아 있고 - 가격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지만.

ODD를 찾는 손길도 남아 있고 - 매체의 수명이 논란에 올라 있지만.

내 방에 DVD/블루레이도 한 가득 쌓여 있어요 - 보는 것보다 사들이는 게 더 많은 미친 상황이지만.

 

이대론 못 죽는 것이야요.

사 놓은 DVD/블루레이는 죽기전에 다 보고 죽을 것이야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이제 와서 굳이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하나 더 샀어요.

13년 전에 샀던 것은 LG전자 제품이었는데, 이번에 산 것은 히타치LG데이터스토리지에요.

그래요. LG마저 ODD 시장을 버렸어요.

어쩌면 스마트폰 시장을 버린 것보다 현명한 판단일 수도 있어요.

이 제품도 원래 LG전자 시절에 있던 모델인데 HLDS로 합병되면서 그 모델 그대로 따라왔다고 해요.

신제품의 개발이 멈춰버린 시장이라는 뜻인가 싶기도 해요.

 

맨날 서론이 길어요.

빠르게 제품 사진 갈게요.

 

포장 박스 디자인은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조로워요.

이 바닥 상황을 에둘러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유지해 주는 게 어디에요.

골판지 박스 포장이라도 제품만 멀쩡하게 나와 주면 되는 것이에요.

 

제품 스펙도 사실상 큰 발전은 없어요.

기술 개발이 막판에 이르른 분야라 그런 거 같아요.

개인 홈시어터 환경을 4K나 8K(!)로 구축하려는 수요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가정이 보유한 디스플레이에서 FHD 정도면 아직 충분하니까요.

반박 시 여러분 말씀이 맞습니다.

 

역사와 전통의 스펀지 프레임에 잘 싸여 있는 구성품이 묘한 편안함을 선사해 줘요.

'검증되었다'는 것은 '안정적이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니까요.

 

SATA케이블과 4핀전원커넥터와 프로그램 설치 디스크와 ODD 본체가 세트를 이루고 있어요.

이렇게 보니 익숙한 구성품들이라 더 반가워요.

정말이지 '기본'이라는 말이 이렇게 중요하게 느껴질 시대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종이로 된 사용설명서와 보증서 같은 건 없어요.

이젠 무의미하니까요.

 

전면부 베젤은 좀 많이 저렴한 느낌이에요.

13년 전에 들여온 CH10LS20이랑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하긴 뭐 그냥 작동이랑 인식만 잘 해 주면 되는 거에요.

하는 김에 진동 좀 적고 내구성도 좀 받쳐 주고 트레이도 잘 뱉고 삼켜 주면 좋은 거구요.

디자인은 장식에 불과해요.

다리도 장식에 불과하지요.

 

후면은 크게 특이할 건 없어요.

SATA에요.

IDE가 아니라서 실망하신 분은 없을 거에요.

아니 진짜로.

 

옆면도 크게 특이할 건 없어요.

5.25인치 베이를 갖춘 본체도 갈수록 소중해져 가니까 잘 대해 주세요.

 

위에서 4K를 살짝 언급했었는데, 이 제품에는 감춰진 비기가 있다고 해요.

이건 1.05 버전이라서 그대로는 안되지만 하위버전 펌웨어로 바꾸면 세상에나 4K 디스크 인식이 가능하대요.

세상의 은둔 고수들은 그렇게 다운그레이드를 통한 파워업으로 한 차원 높은 시각적 유희를 만끽한다고 하네요.

다운그레이드인데 파워업이라니 이게 무슨 100마일짜리 아리랑볼 같은 소리에요.

물론 주화입마에 걸리는 게 무서워서 저같은 쫄보는 시도도 하지 않지만요.

그냥 그런 게 있다는 소리이지요.

 

여튼 저튼 끝.

 

* 기존 모델보다 매체 인식률이 좀 떨어지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Posted by 닥고냥
:

 

이왕 손을 대기 시작한 거 시리즈가 나오는 대로 사들이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이번에는 특히나 국내 발매 직후 덥썩 물어 버린 이유가...

 

... 아인스가 죽어버려서 훗날 가격하락을 그다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첫째요...

... 덤으로 주는 머그가 꽤나 땡겼다는 것이 그 둘째요...

... 습관과 버릇의 산물이란 것이 그 셋째니...

 

속세에서 목숨을 이어가는 필부의 일생이란 어차피 욕망과 충에 침전되어 있다는 게다.

 

암튼 그래서 구성품은 지관통에 담긴 포스터와 머그와 블루레이 본품.

블루레이 아웃케이스의 저 띠지가 참... 아예 제거하지 않으면 디스크를 꺼낼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작은 부분에서 아인스의 센스가 살짜기 그리워지는구먼.

 

 

오픈을 하면 내용물은 지관통에서 꺼낸 작은!! 포스터와 심플한 머그와 블루레이 아웃케이스, 띠지, 디스크 자켓, 설정집.

포스터는 생각보다 너무 작아... 작다고...

사내놈 둘만 덩그러니 그려져 있는 것도 사실 거슬리는데 크기까지 작으면 어디서 즐거움을 찾아야 하는 게야.

 

... 순간 저 자리에 똑같은 포즈로 겐도와 후유츠키를 넣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 사실 사내놈들의 끈적끈적한 피아노 중창따위 보고싶지 않았어. 그것도 세상에 극장에서!!

 

 

 

문제의 머그.

배송 중 파손율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받아 보니 머그가 아니라 머그 조각이 들어 있더라... 라는 사연이 다수 있었다.

정말 뽀개져서 받았는지 갯수를 하나 더 늘리고 싶어서 뽀개졌다고 하는 건지 진실은 LCL 속에 잠겨 있겠지만 뭐 상관 없지.

사기로 된 물건은 대개 아무 보호장치 없이 한국의 택배현장의 험난함을 견뎌낼 정도로 튼튼하지 못하다.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더 심플했다는 것은 일단 언급해 둔다. 

 

 

매우 파격적이게도 애꾸눈 선장이 되어 돌아온 THE 열혈 아스카.

캐릭터만 보자면 이제 에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간성을 갖춘 등장인물이 되어 버렸다.

신 극장판 시리즈부터 갑자기 등장한 마키나미 마리는... 안경녀 취향이 아니어서 패스. =_=v

마리만 보면 이젠 입만 안 벌리면 여신에 근접한다는 그 처자가 떠오르는 것은... 꺼져라 이 음란마귀놈!!

 

 

분명히 뭔가를 노리고 디자인한 저 헬멧.

뭔가를 노린게 분명하다.

가령 고양이라든가, 고양이라든가, 고양이라든가.

 

 

중년들.

잔인한 중년들.

신지에게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고 단지 걷어차고 패고 꼬집고 결국 쫒아내서 (본의는 아니지만) 배드 엔딩을 앞당기는 삭막한 중년들.

근데 미사토는 늙지 않아.

결코 늙지 않아.

누님제국은 망하지 않아.

 

 

블루레이 디스크와 설정집.

디스크 표면에는 희미하게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일본판의 디스크는 글자가 더 밝다.

한국판은 어둡다.

일본판의 디스크 자켓 우측에는 특전 OST 디스크가 있다.

한국판은 없다.

일본판에는 초반 15분 가량 '거신병. 동경에 나타나다'가 수록되어 있다.

한국판엔 그딴 거 없다.

일본판은 더럽게 비싸다.

한국판은 상대적으로 싸다.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찍어 본 에바 신극장판 블루레이들.

서 국내판. 파 국내판. 파 일본판 (망할 필름컷). 급 국내판.

 

 

전면단체샷.

저 OST는 한 번도 돌려 본 적이 없다, 그러고 보니.

디스크를 돌리는 행위 자체도 이젠 갈수록 귀찮아진다.

광디스크 같은 저장 매체의 생명력이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신 극장판 블루레이를 병풍삼아 모인 전통의 메인 히로인들.

모아놓고 보니 이거 좀 조흐다....

...

 

 

 

 

 

 

 

... 급에서 끝낸다고 해 놓고 결국 하나 더 나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 어차피 당신이나 나나 안노가 결국 이럴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지?

 

Posted by 닥고냥
:

분명히 나중에 라이지즈까지 포함해서 트릴로지팩이 나올 것이 뻔하지만

그 때는 그 때고 지금은 지금.

 

스스로에게 당당히 외치고 지름신을 영접하여 맞아들인

 

『 배트맨 비긴즈 + 다크 나이트 스틸북 (블루레이+DVD 콤보팩)

 

비긴즈 본편 블루레이 1장 + 비긴즈 본편 DVD 1장(?)

+ 다크나이트 본편 블루레이 1장 + 다크나이트 스페셜피처 블루레이 1장 + 다크나이트 본편 DVD 1장(??)

 

... 이라는 변태스러운 구성이지만 괜찮아.

 

후회하지 않아.

 

 

디스크 5장이 한꺼번에 들어가다보니 불가피하게 점보 케이스가 되어 버렸지만 괜찮아.

뽀대는 죽지 않아. 클래스는 영원해. 덴마크 출신이야.

 

근데 저 놈의 띠지가 너무 타이트하게 끼워져 있어서 매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는 것은 살짝 아픔.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

남자는 뒷태로 말한다.

덴마크 출신답게.

 

긴장을 늦추지 않는 손길로 띠지를 살며시 벗겨내 보면 칠흑의 어둠 위에 점점히 떠오르는 백색의 조각들.

이것이 진성 박쥐남의 심연. 그의 영혼의 색채.

 

띠지가 사라지니 더더욱 깊어진 어둠의 뒷태.

그러나 자기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덴마크 출신이니까.

 

블루레이는 이게 문제다.

슬프도록 아플만큼 단촐한 구성이 구매자의 만족도를 12% 정도 깎아 먹음.

휭뎅그렁하게도 디스크 5장이 전부.

적어도 북클릿 한 매 정도는 끼워줘도 되잖아.

 

아아 히스 조커 레저.

그대의 입술 중앙에 나방을 한 마리 갖다 대고 싶은 것은 나뿐일까.

조커의 침묵이라 명명하게 해 줘.

 

케이스 내부 양쪽의 빈 공간이 마음을 살짝 아프게 한다.

그 아픔은 라이지즈의 개봉일에 맛보는 아이맥스의 위용으로 날려버릴 수 있기를.

인간적으로 북클릿 한 장 정도는 끼워 줘라 좀.

 

 

 

 

 

스틸북 아니랄까봐 관리에 신경이 무진장 쓰임.

에어캡 자켓에 넣어 보관하는 것은 필수 센스.

 

 

 

 

 

 

Posted by 닥고냥
:
[서]는 국내 발매됐을 때 구매했지만 [파]는 망할 로또필름컷에 넘어가서 필름컷 특전판을 덥썩.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평가받으며
15년 이상 뽀얀 국물을
우러낼 
정도로 가득하다 못해 넘치는 컨텐츠성은 인정해야 할 듯.



이미 여러 곳에서 공개된 패키지.
참 단촐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
짙은 주홍색 컬러는 LCL을 의미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단촐하고 심플한 뒷태.


아웃케이스를 벗기면 검은색의 킵케이스가 등장.
검은색에 이질적인 컬러가 도는 것은 서민살이의 가엾고도 안타까운 흔적.
촬영용 조명 따윈 사치에 불과해요.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익히 봐서 익숙한 블루레이 타이틀의 조촐한 내부 구성.


북클릿, 에반게리온 파 전기록전집 광고지 (-_-), 필름컷이 들어 있음.
너무나 조촐한 구성에...
떠나보낸 세종대왕님들이 급 보고 싶어짐.


북클릿은 길게 띠지 형식으로 되어 있고, 3D작업이나 제작 연출에 대한 팁이 수록.
소책자 형식으로 만들어 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인지?


에바 파 블루레이 일본판을 지른 사람들의 대다수가 로또당첨을 바라는 기분으로 기다렸을 대망의 '필름컷'.
이 작은 필름컷 하나에 울다가 웃다가 좌절하다가 절규하는 인생들.
혹자에게는 10만엔의 대박을...
혹자에게는 '전차남'이라는 별명을...


그렇다면 나에게는...































....
....
.... 어디서 나온 장면인지 도통 모르겠다... ... ...








젠장!!





에바 빠돌이는 아니라고 나름 '자부'하지만, 문득 돌아보니 DVD 수납장에는...
에바 TV판 DVD 세트가...
에바 서 1.01 DVD OST 특전판이...
에바 서 1.11 DVD가...
에바 서 1.11 블루레이가...
그리고 이번엔 에바 파 2.22 블루레이 일본판 필름컷 특전판이...
... ...



Posted by 닥고냥
: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없는 주제에 블루레이 타이틀을 하나 둘 사들이다가

이래선 의미가 없지 싶어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지를까도 했지만

없는 자는 없는 자 나름의 살 길을 찾는다고

플레이어는 집어 치우고

드라이브를 영입, 장착.


그리하여 영입한 것이 LG Super-Multi Blue CH10 (CH10LS20)

이 물건의 스펙은 ↓

제조회사 LG (제조사 웹사이트 바로가기) 등록년월 2010년 02월
제품 분류 블루레이 제품 세분류 블루레이레코더
인터페이스 SATA 패키지 형태 정품 벌크
제품 형태 내장형 색상 블랙
Light Scribe
읽기지원 미디어
CD DVD
블루레이 HD-DVD
쓰기지원 미디어
CD-R CD-RW
DVD-R DVD+R
DVD-R(DL) DVD+R(DL)
DVD-RW DVD+RW
DVD-RAM DVD 호환성 읽기/쓰기
블루레이 호환성 읽기 전용 HD-DVD 호환성
                                                                                           (출처는 다나와)


그동안 삼성 ODD를 위주로 영입해 오다가 이번엔 LG ODD를 선택한 이유는
딱히 성능이라던가 신뢰도의 차이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

만만한 성능에 가격이 제일 쌌기 때문 (=_=)v

가격은 시장 점유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요소랍니다.


익숙한 SATA 인터페이스.


DVD 때는 지역코드가 동남아시아군으로 분류됐던 한국이,
블루레이에 들어서는 일본, 미국과 함께 코드 A군에 자리한 덕분에
지화자 만만세.


벌크이긴 하지만 나름 정품벌크라 SATA 케이블, 어플리케이션 디스크, 사용설명서, 보증서 다 포함.
윈도우 XP 사용자는 UDF2 패치파일을 반드시 필수로 꼭 설치합시다.


이것들은...
어따가 쓰지... ...
불특정 다수에게 기부해야 하나...


* P.S : 결국 사운드는 모니터 내장 2채널 스피커...
            5.1채널 설치해서 빠방하게 울렸다가는 앞,뒤,옆,아래,윗집과 전쟁 발발할 듯...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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