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척 하지 마라. (부끄럽지 않아)

모른 척 하지 마라. (창피하지 않아)

이미 그대의 입은 정직하게 읊조리고 있으니.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도둑이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나는 "루루팡 루루피 루루얍" 이 더 좋았지만.

 

KBS에서 천사소녀 네티라는 타이틀로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여 공전의 히트를 친,

많은 소년과 아재들의 마음을 벅차게 했던 괴도 세인트 테일의 서울문화사판 단행본 되시겠습니다.

이게 얼마나 히트를 쳤는지 단행본도 천사소녀 네티를 부제로 갖다 붙였어.

 

당시 IMF의 음울한 사회 분위기와 부정한 기업과 비뚤어진 권력을 향한 민중의 저항심과

그런 악의 세력들이 응징을 당하는 데에 따른 쾌감을 선사해 준 덕분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는

분석... ... 따위 솔직히 상관없고 그냥 예쁘고 재밌어서 본 거니까 너무 대중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운운하면서 게 파고들지는 맙시다.

 

IMF나 한보사태나 솔직히 이 물건 인기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을걸.

차라리 포청천이면 모를까.

권선징악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사회 보편적인 정서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아무도 예상치 못한 히트를 치는 바람에 국내 방송사의 애니메이션 방영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이 작품으로 포니테일에 눈뜬 이들도 있을 것이고. (긴 머리 높이 묶고.)

수녀복에 하악거리게 된 이들도 있을 것이고. (견습은 수녀복 못 입어요.)

고슴도치를 기르게 된 이들도 있을 것인데. (고슴도치가 귀엽지. 나도 좋아해.)

 

정작 원작 만화는 그냥 저냥 SO SO 했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현지에서 뮤지컬까지 만들어졌을 정도로 나름의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애니와 OST가 살렸다 진짜.

 

좌측부터,

 

신의 이름을 팔아 도둑질을 해 대는 여주인공 네티 / 샐리. (세인트 테일 / 하네오카 메이미).

마술이라면서 마법의 영역에 근접한 능력을 선보이는 인외마물.

엄마는 루시아 (하네오카 에이미 / 전직 괴도 루시퍼).

아빠는 피터 (하네오카 겐이치로 / 현직 마술사).

엄마의 전성기를 주제로 한 단편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지만 원작자가 이미 활동을 중단한지 오래라서

그런 희망은 이루어질 수가 없다는 슬픈 현실.

 

잠입 기만 설득 변장 염탐 연기 전략전술작전입안 장물처리까지 모두 가능한 

A급 범죄두뇌의 소유자 세인트 (미모리 세이라).

이 작품의 실질적인 흑막이자 어둠의 보스.

견습수녀는 본모습을 감추기 위한 위장일 뿐.

원작 애니 성우는 무려 17세교의 교주님.

 

안면인식 장애 남주 셜록스 (아스카 다이키 / 아스카 Jr.). 끝.

 

남자보는 눈 없는 슬픈 리나. (타카미야 리나)

한국판 성우가 성우인지라 이따금 불꽃슛의 향기가 느껴짐.

 

작품에서 가장 귀여운 고슴도치이자 마스코트인 루비.  ... 저거 등에 지퍼 있을 거야 분명.

 

일반 학생 버전의 샐리.

원작에서는 초반에 안경을 쓰고 다니다가 슬그머니 안경설정이 사라진 비운의 인물.

학업 성적은 별로 좋지 않은 듯.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작중 활약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마리오.

(사와타리 마나토. 배관공 아님. 도촬범 아님.)

 

KBS 방영판이 큰일 했다 진짜로.

보고계십니까 KBS 영상사업단. 당신들은 틀리지 않았어.

 

막판에 샐리가 단발로 머리 스타일을 바꿔버렸지만 작가 피셜로 다시 머리를 기른다고 하니,

샐리의 단발머리에 눈물을 흘리며 식음을 전폐했던 모든 아재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십시오.

경사로세. 경사로세.

 

신장판요? 정발 안 해 줄 거면 말도 꺼내지 마세요.

후속작요?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우적우적.

 

 

** 故 장정진 성우님의 명복을 빕니다. (작중 한스 반장 역 - 셜록스 아빠)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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