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야의 '자카토' 하면 아마도 대부분 인간형 로봇이 나와서 날아다니는 슈팅게임인

'전륜기병 자카토'를 떠올리실텐데, 

이 녀석은 장르도 판타지 배경의 롤플레잉이고, 전륜기병 자카토의 후속작 성격도 아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인공 이름이 자카토일 뿐인 알쏭달쏭한 물건입니다.


발매연도는 1996년인데... 

막고야가 처음 만든 장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개발 기간이 천년만년 늘어지다 보니

시대와 동떨어진 퀄리티로 등장을 하게 된 건지, 진실은 모르겠지만 동시대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보면 외적인 퀄리티가 확연히 떨어지기는 합지요.

... 내적인 퀄리티도 떨어졌다는 것은 그냥 마음 속에 담아 둡시다.

(잘 만들었다면 이렇게까지 잊혀지지는 않았겠지.)

 

아, 오프닝 영상은 꽤나 신경써서 만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요, 예. 

전면에 쓰여진 CombatRobo 'ZAKATO' SD 'MAAN' 이란 문구가 당최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신경쓰면 지는 거니까 그냥 넘어가 보도록 합시다.

 

그건 그렇고 전륜기병 자카토 말인데,

그거 기획단계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꽤나 예산도 쏟고 정성도 쏟고 해서

엄청난 대작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같은 분위기였는데,

정작 나온 건 웬 시푸러딩딩한 로봇이 떠다니면서 콩알만한 총알이나 뿅뿅 쏴대는

하품나는 물건이더란 말이죠.

 

그걸 보고 어린 마음에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하긴 막고야도 그렇게 내놓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겠지만.

 

이 녀석을 들고 온 게...

11년 전의 어느 봄날 용산 두꺼비 상가 정문에서 들어가서 우측 라인을 따라가면

중간 쯤에 위치한 매장이었는데...

이젠 두꺼비 상가도 철거를 기다리는 신세고 PC 패키지 게임 시장도 다 망한 신세고

내 신세도 여전하고... 세월이란... ...

 

암튼 여러분에게 환상 RPG의 궁극을 경험시켜 드릴 준비는 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해 보세요.

볼륨도 작으니 가볍고 빠르게 클리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취향이란 건 인류의 머릿수만큼 다양하니 보장은 못 합니다만.

 

밀봉이라 속을 보여드리긴 어렵고 하니

드넓은 인터넷 어딘가에 존재할 오픈케이스를 찾아서 참고해 주세요.

 

다음엔 세균전X로 돌아오겠습니다.

막고야 하면 역시 세균전. 세균전하면 막고야죠.

막고야에서 만든 세균전으로 막고라를 뜨자는 웃음도 안 나올 개그는 치지 않겠습니다.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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