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오만 정이 다 떨어져서 생각없이 묵혀두고 있었는데 작품이 뭔 잘못이냐는 생각도 들고.

문득 오픈케이스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봤더니 어머 세상에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있는 것이고.

현생놀음에 택배박스 썩는줄 모른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없다)

 

여하간, 예, 그래요. 덕정이란 게 그렇게 쉽게 떨어지는 게 아닙디다.

끝난 건 끝난 거고, 망한 건 망한 거고, 단촐하고 심플하게 내용물이나 확인하고 가는 걸로.

 

오 나의 덕질 인생의 알파이자 오메가.

오늘은 왜 이리 눈물이 흐르는지.

 

사실 조기품절이 우려되어서 그래24랑 아마존 저팬 두 군데에 동시에 예약을 해 놨는데,

품절이라니 무슨 헛된 꿈을 꾸었던 것일까,

바라던 대로 두 세트가 수중에 들어왔다는 즐거운 이야기.

너무 즐거워 죽겠다.

 

아마존은 해외에서 오는 거라 박스에 라벨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을 것을 각오했는데 오히려 말끔한 상태로 왔다고.

반대로 그래24에서 온 건 전면에 택배 송장이 큼지막히 붙어 있었다는 것은 숨겨진 진실.

 

박스를 열면 딱 여신님스러운 이미지의 여신님 굿즈 박스가 여신님답게도 화려하게 등장.

나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다.

 

순백의 배경에 금색 레터링으로 구성된 레이아웃은 심플하면서도 단아한 절제미를... 에휴. 관둡시다.

콩깍지로 보였다면 님들 말이 맞습니다.

과거의 나에게 당당하고 싶다.

변명은 하지 않겠어.

 

전체 구성품은

・단행본 48권
・오리지널 드라마CD
・'1과 4의 사이' 미니단행본
・화집미수록복제원화집 '축복의 날개'
・올컬러 북클릿

대충 이 정도.

 

애프터눈 뒷표지에 게재되었던(그랬어?)   '1과 4의 사이' 의 미니단행본.

 

사이즈가 아주 매우 꽤나 작아서 아주 약간 펼쳐보려다가 포기함.

솔직히 장식품.

 

귤 까먹으면서 볼 생각은 절대 하지도 말 것.

 

특전 드라마CD '기쁨의 노래'.

 

그러고보니 뜯어 보지도 않고 있었네.

 

마음에 한 조각의 불쏘시개 조차 잃어버린 자여.

그대는 냉담자인가.

냉담자인 채로 살아갈 것인가.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내 탓만은 아닌거 같지만.

 

올컬러 북클릿 앞.

 

올컬러 북클릿 뒤.

 

작가 인터뷰.

 

저 모자이크 처리가 이 오픈 케이스 사진 올리면서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인 듯.

 

일러스트만 기억에 담고 갑시다.

하는 김에 케이이치에게 응원과 격려를. 

 

캐릭터 일람.

#표시된 넘버는 첫 등장한 화수.

거의 극초기 그림체라서 구수한 낫토향이 느껴지는 듯.

 

대망의 완결본 48권.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베르단디도 괜찮고,

 

강풍올백에 턱시도 차림의 케이이치도 괜찮지만,

 

저주받을 급 땡처리 엔딩과 버려진 수많은 인물들의 눈물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지에서도 바닥친 단행본 판매량은 세간의 평가를 그대로 말해 주고 있드랬다.

애초에 인기는 계속 하락세였다지만.

 

일러스트 시트를 모아놓은 '축복의 날개'.

 

섬네일의 모든 일러스트가 다 있는 건 아니고.

오피셜 일러스트 13점 + 외부 특전 일러스트 2점 이렇게 해서 15점이던가, 흐릿한 기억으로는 암튼 그랬던 걸로.

 

케이스를 열면 최종화 메인 일러스트가 딱.

 

케이이치 보살님.

그곳에서는 부디 행복하기를.

 

15점 맞는 듯.

 

국내 정발판과 같이 찍어 보았읍니다. 그래 보았읍니다.

 

그러고보니 비닐도 아직 안 뜯었...

어후 나이를 먹을수록 책을 잡고 있기가 왜 이리 힘드니.

 

어쨌든.

행복해라.

행복했다.

 

 

신분증 상의 베르단디의 출생년도는 196X년... 읍! 읍...!!

 

Posted by 닥고냥
:

창세기전 시리즈의 마지막 (실질적) 작품인 창세기전3 Part 2의 체험판.

Part 1의 체험판과 마찬가지로 회원들에게 직접 우편발송을 해 주었드랬고.

 

아마도 대한민국 게임 역사상 가장 파괴력있는 게임 IP임을 내외부적으로 체감하면서,

그렇게 소맥의 전성기는 찬란한 정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드랬다.

 

베라딘 나으리. 갑자기 넘모 예뻐지셨고.

 

여전히 그 건물에 소맥은 살고 있었는데 주소에서 층수가 사라졌다.

건물을 통째로 매입했던 것일까.

 

Part 1 체험판보다 더 풍성해진 구성품.

Part 2 체험판인데 제공된 스티커가 Part 1 인물들인 것은 안 비밀.

 

차마 사용하지 못하고 고이 모셔두고 있는 것은 인지상정.

 

당시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신분이었드랬는데.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

다시는 올 수 없는 그 기회.

 

크큭. 본편엔 음성지원이 있으니 기대하라구.

체험판으론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렷.

 

게임 소개문과 시스템 설정 등이 기재된 북클릿.

 

엘피앙은 ... 망했고.

크 & 죠 커플도 ... 망했고.

 

암튼 죠안의 디자인은 지금 봐도 잘 뽑혔다.

어떨 땐 강인하고 매서운 검술의 달인,

어떨 땐 사랑에 죽고 임무에 죽는 간호사 누님.

그렇지만 그 정체는!

울어라 크리스티앙.

 

안녕하십니까.

(주)소프트맥스입니다.

본사는 1994년 설립되어 게임 S/W만을 개발해 온 게임 전문 제작사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 본사의 10번째 타이틀이자 창세기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창세기전3 파트2'를 발매함에 앞서

창세기전3 파트2의 체험판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체험판은 본사 S/W구입 후 고객등록을 해 주신 분들께 제공해 드리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기에 약간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만 창세기전3 파트2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정품에서는 이 모든 것을 추가 및 보완하여 보다 더 나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찾아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art 1 체험판에서의 인삿말과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니까 안심하라구.

 

친절한 설치 안내.

친절한 인터페이스 안내.

 

네트워크 저건 창세기전 아레나 머시기였던 거 같은데 이젠 기억에서도 사라지고 말았네.

 

 

찬란히 빛나는 초신성은 단지 죽어가는 별의 마지막 섬광일 뿐이고.

새벽이 오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지만 두 번 다시 새벽은 오지 않았고.

창3P2 이후 소맥의 찬란했던 역사는 급전직하 종극을 맞게 되었다.

스스로 불러온 망령에 짓눌려.

 

Posted by 닥고냥
:

이건 쥬얼도 아니고 부록도 아니고 카테고리 분류가 애매하길래 'PC 기타'로 하려다가

GUITAR로 오인받는 것도 좀 마뜩잖다는 시덥잖은 생각도 들고 해서 그냥 대충 'PC ETC.'로 결정.

 

언젠가 내키면 다른 명칭으로 바꿀지도 모르겠지만.

귀찮아서 그냥 둔다는 쪽에 한 표.

 

창세기전 시리즈의 연이은 흥행으로 한창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던 소프트맥스가 (부침은 있었지만)

시리즈 최신작인 창세기전3의 출시를 준비하면서 회원들에게 발송해 줬던 체험판.

그 화려했던 시절의 정점에 남겨진 인상 깊은 흔적.

 

20억이라는 헐값에 처분되어,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 여기저기서 앵벌이로 굴려질 서글픈 IP의 잔향.

 

검과 마법, 그리고 모험의 환상적인 시뮬레이션 RPG.

 

그것만 기억해 줄 수 있겠니.

소맥이 그 건물에 잠시 살았다는 걸.

 

스스로 왕이 되길 포기한 자와 좋은 왕이 되지 못 한 자가 이루어내는 환장의 하모니.

 

그 사이에서 온갖 비참한 꼴은 다 당하고 희생된, 성녀이고자 했던 일반인.

 

무료 체험판에 들어 있기엔 과분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북클릿.

어째서 갱지에 흑백 인쇄가 아닌 거죠.

당시 소맥의 의지가 느껴지는 듯.

보고있노라니 약간 멜랑콜리.

 

안녕하십니까.

소프트맥스입니다.

본사는 1994년 설립되어 게임S/W만을 개발해 온 게임전문제작사입니다. 

5년이라는 시간동안 8편의 타이틀 개발이라는, 결코 많지 않은 수의 게임을 개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유저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1999년, 본사의 9번째 타이틀이자 창세기전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인 '창세기전3'를 발매함에 앞서

창세기전의 '체험판'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체험판은 본사 S/W구입 후 고객등록을 해 주신 분들에게 제공해 드리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기에 추가될 부분이 많고 약간 미흡한 점이 있습니다만,

정품에서는 이 모든 것을 추가 및 수정하여 보다 더 나은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식 발매된 패키지 안에는 버그패치디스켓이 동봉되어 있었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Part 1 체험판이 존재한다는 것은.

Part 2 체험판도 존재한다는 것.

이런 체험판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런 체험판이 존재한다는 것.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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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는 듯이 폭파시켜 버리네.

이런 상황을 예상 못 했던 건 아니긴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다행히 독이 든 와인까지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맛이 있는 와인도 아니었으니

그걸로는 한참 부족하고도 모자랐다.

 

희망을 가질 필요가 없어졌으니,

이제 기다릴 필요도 없어졌다.

그거 하난 다행일지도.

 

 

안녕히. 내 청춘의 창세기전.

 

다시 만나서 반가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여튼 저튼 완전 끝 (아마)-

 

Posted by 닥고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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